언제나 마지막은 아쉬움이 남는 법이라지만 2016년의 광저우 여행은 특히 첫 해외여행이어서 아쉬움이 더 크게 남았던 것 같아요.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니 아쉬움은 있었지만 그래도 세일이가 광저우 안내를 너무 잘해줘서 더 재미있게 즐기지 못한 후회같은 건 없었으니까 이 자리를 빌어 세일이에게 다시 한 번 감사. (_ _) 그리고 아래는 양꼬치와 화청광장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마무리한 광저우 여행의 기록입니다.
매일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면서 데일리룩 점검을 하곤 했었죠. 전날 늦게까지 논 다음 저는 뒹굴댔지만 세일이는 오전에 출근했다 다시 나가는 것이었기 때문에 피곤한 상태였습니다. ㅋㅋ
원래 생각한 아점 메뉴는 양꼬치였지만 아직 문을 열지 않았던 때라 마라샹궈로 목표를 변경했습니다. 이 때가 첫 마라샹궈 경험이었는데 이것저것 재료를 고르는게 재미있었어요. 맛이 신기한 레몬홍차도 있었네요. 힘없는 빨대와 반대로 열리는 캔뚜껑이 신기.
저의 인생 첫 마라샹궈는 존맛탱이었고 나중에 한국에 돌아와서도 왜 우리나라엔 마라샹궈 찾기가 힘드냐, 먹고 싶다를 연발했었네요. 지금은 진짜 흔하죠? ㅋㅋ 단일 메뉴 기준으로 저 때 중국에서 먹은 음식 중 최고였는데 지금도 중국 음식 중 가장 좋아합니다. 한국인들이 확실하게 좋아할 맛이라고 기록했었는데 내가 2~3년 후의 유행을 예언했다니!
이후에는 광저우에서 유명한 중산대학교를 활보하고 최대 규모라고 하는 원단시장에 갔습니다. 세일이가 관련 일을 하고 있어서 자주 들르는 곳인데 진짜 규모가 어마어마했어요. 잘 모르는 원단의 세계지만 압도적이었습니다.
원단시장에 들렀다가 집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세일이는 또 일하러 갔다 옴) 양꼬치집에 갔습니다. 세일이가 메뉴판을 보면서 이것저것 시켰는데 진짜 한국에서는 본 적도 없는 이것저것이 나왔어요. 초록피가 나오던 저 왕 번데기는 지금 생각해도 으으...빙어도 싫고. ㅋㅋ
이 외에도 다양한 메뉴들이 있었습니다. 마른 안주가 있는 곳이라면 절대로 빼놓지 않고 시키는 세일이의 페이보릿 마른 오징어와 구워먹는 꽃빵, 맛있진 않지만 뭔가 손이 가는 팽이버섯 구이, 그리고 평소 껍질까기 귀찮아서 잘 안 먹지만 쫄깃한 살이 좋았던 새우까지~
아직도 끝나지 않았어요. 중국식 가지요리는 맛있는거구나라고 느꼈던 가지, 어떻게 요리해도 맛있는 부추, 계란후라이와 양꼬치집 전용 양념(요리 아님) 사진들입니다. 여기에서 계란후라이는 간이 좀 짰어요.
고량주 맞나? 아마 맞을 것 같고 이름은 까먹었는데 50도가 넘는 술입니다. 한 잔만 마셔도 속이 캬~~~둘 다 술을 못하는 종족이라 깨끗하게 비우지를 못했네요.
저희가 찾았던 양꼬치집 이름은 빈이네 꼬치집입니다. 중국 한복판에서 한글을 보니까 반가웠는데 한국인들이 많은 곳답게 웬징루는 이런 느낌이었어요. 부산에서 일본 간판을 흔하게 볼 수 있는 그런 느낌?
양꼬치를 맛있게 먹고는 화청광장으로 향했습니다. 배경이 좋아서 저도 예쁘게 나올 것이라 생각했으나 그건 저만의 착각이었네요.
광장을 걷다 보면 이렇게 화장실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광장 지하에 있어서 흡사 던전이나 미로 같은 느낌도 났어요.
화청광장에는 도서관이 하나 있는데 규모가 진짜 큽니다. 아마도 실제 눈으로 본 도서관 중 가장 크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전체 모습을 동영상으로 남겨봤어요.
캔톤타워와 IFC타워, 그 밖에 높은 건물들이 우뚝 솟아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 화청광장의 야경은 참 예뻤습니다. 밤에 돌아다니는 것을 안 좋아하는 저라 우리나라에서는 예쁜 야경이 있어도 볼 기회가 없는데 해외에서 이렇게 즐겼네요.
화청광장에서 야경을 바라보면서 걷는 것 빼곤 한게 없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즐거웠던 우리들의 모습을 빠뜨릴 수 없었죠. 저 예쁜 광저우 화청광장의 야경 다시 한 번 보고 싶어요.
이후에는 원래 야시장이 목표였는데 아마 문 안 열었다고 했던가? 택시 타고 향한 이름 모를 곳입니다. 입구에서부터 주점이 주르륵 이어져 있고 서양식 느낌이 가득했어요. 그 중 한군데에서 오렌지 주스를 마시면서 든 생각, 광저우에서 미녀를 보려면 여기에 오면 되는구나!
여기에서 음료 한 잔 시키고 잠깐 휴식을 취하는 중에 세일이가 나름 인생사진을 하나 찍어줬습니다.
신난 상태로 셀카도 열심히 찍었었죠. 오늘이 진짜 마지막이라는 생각도 있었으니까 마지막을 불태우자!라는 마음으로.
광저우 야경은 이제 안녕, 마지막 밤은 세일이네 집에서 맥주를 마시며 마무리 하기로 했습니다. 휘파람 휘파람~
첫 날 구입한 포도와 망고, 두리안을 냉장고에서 꺼내서 하얼빈 맥주와 함께 했습니다. 두리안 냄새에 냉장고가 초토화 되어 있었던 건 안 비밀. 주강 맥주가 더 좋았지만 하얼빈 맥주도 나쁘지 않았고 기승전 두리안, 두리안 마렵네요. 설마 저 냄새나는 두리안이 인생과일 중 하나가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습니다.
마지막 데일리룩 점검과 함께 돌아가는 날에는 비가 엄청나게 쏟아졌습니다. 마치 현실로 돌아가는 아쉬움에 눈물을 흘리는 저의 마음과 같이 말이죠.
지금은 나름 익숙한 공항이라 조금만 돌아다니면 되지만 저 때는 엄청 헤매면서 타는 곳을 간신히 찾을 수 있었습니다. 외국어 한 마디 내뱉는 것을 무서워했던 때이기도 해서 물어보지도 못했는데 찾으면 장땡이죠.
공항 오는 길에는 비가 미친듯이 쏟아져서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공항에서는 그 정도가 아니었고 20분이 지연되면서 돌아오는 길이 더 우울하긴 했지만 무사히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광저우의 하늘은 흐리고 비도 내렸지만 역시 구름 위 하늘은 어찌나 맑고 좋던지요~하늘섬이 실재한다면 이런 느낌일까라는 망상도 해보고~
3~4시간 정도의 비행 후 도착한 인천공항, 그 곳은 현실이었습니다. 방금 전까지 광저우에 있었다는 것이 꿈처럼 느껴졌어요.
인생 첫 해외여행이자 중국 광저우 여행은 좋았던 만큼 여운도 컸습니다. 지금 다시 떠올리면서 포스팅을 쓰는데도 그런 마음이 들 정도로요. 이렇게 지금도 너무 좋은 기억과 경험으로 남아있는 2016년의 광저우 여행의 기록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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