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나름 익숙한(?) 해외여행이지만 남들 이야기일뿐이라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역시 시간과 돈이 가장 큰 문제지만 혼자 여행한 적조차 없었거든요. 그치만 2016년에 일을 그만두면서 시간이 생겼고, 마침 중국 광저우에 친구가 살고 있었기 때문에 이 때 아니면 언제 가보겠냐라는 생각에 금전적인면에서도 조금 무리해보기로 했죠. 지금 생각해도 나이스 판단 굿 판단이었던 2016년의 생애 첫 해외여행 중국 광저우 1일차의 기록입니다.
때는 2016년 5월, 날씨가 더웠고 중국 광저우는 더 덥기 때문에 공항패션 컨셉은 여름이었습니다. 저 당시에 캐리어가 없어서 백팩 1개 달랑 들고간 것도 지금 보니 재밌네요. 어쨌든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열심히 꽃단장하고 출발하기 전에는 잊지 않고 셀카도 남겼습니다.
제주도 갈 때는 제 손으로 비행기표를 끊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보이는 이 표가 생애 처음으로 직접 끊은 비행기표였습니다. 승무원 앞자리에 앉고 싶다는 환상이 있었으나...^^; 오전 8시 40분 출발 아시아나 비행기였어요.
제주도행 비행기는 대한항공이었는데도 되게 좁았어서 걱정했지만 국제선은 다르더라고요. 좌석에 만족스러워하면서 받은 생애 첫 기내식 메뉴는 소고기밥이었습니다. 승무원 한 분이 되게 예뻐서 밥먹으면서도 계속 눈이 갔다고 예전에 적어놨는데 당연하게도 그 분 얼굴은 기억이 안나네요. 승무원 중에 예쁜 사람들이 한 둘이어야 말이죠.
광저우 도착 후 친구 세일이와 문자를 주고 받으면서 한참동안 입국심사를 받았고 드디어 저를 위해 마중 나와준 반가운 얼굴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이 아니라 중국에서 보니까 기분도 색달랐어요. 옷 색깔은 맞춘 적 없는데 둘 다 분홍색에 비슷한 재질이어서 약간 당황하긴 했었네요. 얼른 벗었죠. ㅋㅋㅋㅋㅋ
공항에서 나와서는 중국 광저우 바이윈 공항의 모습을 한 번 찍어봤습니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느껴지는 습도에 속으로 깜짝 놀랐는데 제 뒤에 있던 사람들이 "이거 뭐야" 같은, 정확한 말이 기억나지는 않지만 저처럼 날씨에 깜놀하면서 대사를 친 것이 지금까지 기억에 남아요. 분명히 2016년엔 이랬었는데 2018년 8월에는 광저우가 한국보다 덜 더워서 놀랐던 기억이.
여행 전에 환전을 안해놔서 중국돈은 공항에서 광저우 시내로 가는 택시 안에서 처음으로 만져봤습니다. 모든 지폐에 마오쩌둥 얼굴이 새겨진게 신기했어요. 당시에 100위안은 17,000원 정도라고 들었는데 지금도 크게 차이 없는 것 같네요.
저는 아무 계획없이 갔기 때문에 그저 세일이가 이끌어주는 곳으로 향했습니다. 처음으로 간 곳이 짝퉁시장이었는데 진짜 규모가 엄청나더라고요. 여기에는 그 유명한 롤렉스도 널려있었고 말이죠~제가 고른 것은 제 눈에 제일 예뻐보였던 알마니 시계였는데 어차피 금방 고장날 줄 알았으면 그냥 롤렉스 뽑을걸 그랬어요.
광저우에서 오토바이는 금지지만 이런 교통수단이 여럿 있었습니다. 둘이 뒤에 타서 바람도 쐬고 좋더라고요. 제대로 된 안전장치가 없어서 위험하긴 해요.
짝퉁시장을 벗어나서 꾸이화강(?)이라는 곳으로 갔고 우선은 맥도날드로 간단하게 끼니를 때우기로 했어요. 흔히 보는 맥도날드지만 우리나라가 아닌 중국의 맥도날드라는 것만으로도 신기했습니다.
선글라스도 하나 장만하려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점심 이후에는 열심히 선글라스 상점을 둘러봤습니다. 당연히 여기도 짝퉁이 널려진 곳이었고 제가 고른 것은 톰포드였어요. 가게마다 마음에 드는 선글라스가 한 두개씩 있었지만 직원분이 예뻤기 때문에 선택했습니다. ㅋㅋ
그리고 부모님이나 친구들 기념품을 사려고 둘러보는데 여기 열쇠고리들이 눈에 띄더라고요. 유용성 같은걸 고려하는 것은 갖다 버리고 그냥 싸고 가벼워서 선택했습니다. 안 사느니만 못한 것 같기도 하지만 빈곤하니까!
돌아다니던 중에 세일이가 목 마르다고 해서 시킨 키위스무디?입니다. 키위를 이렇게 잔뜩 올려주니까 너무 만족스럽더라고요. 속이 안 좋아서 제대로 못 먹긴 했지만.
저녁식사 시간이 되어서는 세일이가 정말 맛있다고 했던 식당으로 갔습니다. 맛집이 맞는지 사람들이 바글바글 하더라고요.
맥주 옆으로 보이는 저 물은 먹는 물이 아니라 접시나 숟가락, 젓가락, 컵을 헹구는 물이었습니다. 따뜻한 물로 소독하는 그런 느낌인데 재미있었어요. 찰기가 없다는 중국밥도 나중에 나왔는데 확실히 다르다고 느꼈고요.
가장 처음 나온 마늘소스와 어우러진 새우요리는 진짜 고소하고 맛있었습니다. 이후 대만에서도 비슷한 요리를 몇 번 먹어봤지만 저 마늘소스가 정말 탐나요. 그리고 중국이라서 기대하고 시킨 마파두부는 향신료만 많이 들어가고 별로였네요. 요리왕 비룡에서는 훨씬 맛있어 보였는데 흠...제가 만드는 마파두부가 더 개인취향입니다.
굴과 가리비 요리도 이렇게 맛볼 수 있었고 만족스러웠습니다. 새우요리에 올려진 마늘이 튀긴(?) 스타일이었다면 굴과 가리비 위에 올라간 마늘은 어쨌든 익힌 스타일인데 각각의 방식으로 맛있더라고요. 중국 요리에서 자주 나오는 마늘범벅은 진짜 맘에 들어요.
중국에서 간식처럼 먹는다는 면요리는 쏘쏘했지만 그래도 나름의 맛이 있어서 맛있게 먹었고 오른쪽의 가지요리가 새우요리와 함께 이 날 가장 맛있게 먹은 메뉴였습니다. 가지 위에 고기가 얹혀져 있는 방식인데 가지를 싫어하는 제가 맛있다고 느낄 정도로 맛이 좋았어요.
저녁을 먹은 후에는 주강을 따라 걸으면서 유람선을 타러 가기로 했습니다. 근처에는 중산대학교 정문도 보였는데 밤에 조명이 진짜 멋지더라고요.
주강을 배경으로도 멋있는 사진을 남기고 싶었는데 다른 곳은 대충 봐줄만 하더라도 배가 에러네요. 나름 깔짝깔짝 운동하던 때였는데 더 열심히 했어야.
유람선 표 끊는 곳에서 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기에 세일이가 거래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표를 끊은 후에는 대기실에서 잠깐 기다렸고요.
기다림 끝에 저희가 탈 유람선이 도착해서 가는중입니다. 3층이 전망이 좋아서 탐났는데 자리가 없어서인지 2층까지만 표를 팔고 있었다고 세일이한테 전해들었어요. 그래도 유람선을 즐길 수 있는 것으로 만족했죠.
3층은 아니었지만 2층 내부에서 좋은 자리를 선점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멋진 주강의 야경을 사진으로 잔뜩 담을 수 있었습니다. 강을 따라 늘어선 고층 빌딩들과 캔톤타워, 다리까지 너무 좋았어요.
유람선 안에만 있어도 나쁘지 않았지만 바람을 쐴 수 있는 곳이 있었기 때문에 경치 좋은 곳에서는 이렇게 셀카도 열심히 찍었습니다. 특히 캔톤타워의 시시각각 변하는 조명은 예술이었고요~
캔톤타워 색깔이 변하는 것을 영상으로도 남기고 싶어서 이렇게 찍었습니다. 그냥 가만히 서서 봐도 멋있지만 유람선을 탄 상태에서 보니까 더 좋았어요.
그리고 안에서는 이런 사진과 동영상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대사를 치고 바이바이. ㅋㅋ 그냥 세일이와 함께하니까 모든게 다 즐거웠던 시간이었어요.
1일차 일정을 마친 다음에는 세일이네 집에 돌아오는 길에 과일가게에 들렀는데 평소에 접하지 못하는 열대과일들이 많더라고요. 평소에 못 보던 과일이었기에 구경만으로 재미있었고, 우리나라 뷔페같은 곳에서는 맛없다고 생각하던 망고스틴과 실제로 처음 먹는 망고, 두리안을 골랐습니다.
요리 교육자 출신다운 모습을 보여준 세일이의 실력으로 준비한 과일들, 실제 망고는 처음 봤었는데 가공 음식들이랑 맛이 똑같아서 감흥은 없었고 망고스틴은 이게 원래 이렇게 맛있는 과일이었나? 라는 생각과 함께 신세계였네요. 또, 두리안은 냄새를 맡으면서 이거 먹을 수 있는거?라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다시 광저우에 갔을 때도 꼭 먹어야 한다고 우겼을 정도로 지금은 중독입니다. ㅋㅋ
이렇게 해외여행이 처음이라는 점부터 시작해서 생애 첫 경험을 많이 했던 광저우 여행 1일차였습니다. 중국은 그래도 우리나라와 비슷한 점이 많다지만 그럼에도 역시 다른 문화라는 것을 확실히 느낀 하루이기도 했어요. 친구 세일이가 저를 위해 세워준 여행 계획까지 짱짱이었던 광저우 여행은 다시 생각해도 최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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