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파이어 이어스 이어폰 첫날의 체험이 강렬했기에 자연스럽게 기다려진 다음 라인업이었습니다. 엠파이어는 마지막까지 저에게 만족감을 줬고 제가 여전히 음린이라 느끼지 못한 것이 많긴 했어도 이들 이어폰이 들려준 소리는 정말로 퍼펙트였다고 말하고 싶어요.
1. HERO (EMPIRE EARS)
이 날의 첫 이어폰은 히어로(HERO)였습니다. 흰 바탕에 검은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것 같은 히어로의 플레이트 디자인이 인상적이어서 얼른 들어보고 싶었어요.
처음에는 저음에서 독특한 느낌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는 경쾌한 느낌까지도 드는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깊이 있는 느낌까지는 아니지만 안정적이고 편안한 소리를 들려준다고 생각했어요. 넓은 공간감과 함께 시원시원한 고음을 들려주는 것도 느낄 수 있었는데 나중에 앰프를 연결하고는 확실히 고음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2. LEGEND X (EMPIRE EARS)
다음에 들은 레전드 X(LEGEND X)입니다. 레전드 X는 검정 바탕에 금빛 엠파이어 로고로 포인트를 준 플레이트가 고급 외제차를 보는 느낌까지도 들게 하더라고요. 지문 때문에 사진이 망했지만 멋있어요 분명.
출력이 부족한 것 같다는 생각은 들어도 그냥 듣고 넘어가려 했으나...쓸 말이 너무 없어서 '도와줘 BU!에몽!'을 시전했습니다. 그래야 뭐라도 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요.
앰프 없이 들을 때는 저음에 깊이가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살짝 아쉬움이 있었는데 앰프가 더해지니까 최상급의 저음 울림을 들려준 레전드 X였습니다. 앰프가 잠재력을 끌어올려선지 해상력도 좋아진 느낌이었고 시원한 고음까지는 아니지만 적당히 좋은 고음에 저음에 강점이 큰 이어폰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3. VALKYRIE (EMPIRE EARS)
화려한 플레이트처럼 악명(?)이 자자한 발키리(VALKYRIE) 차례가 왔습니다. 깊은 호수나 바다, 또는 아마존에 사는 뱀의 비늘을 떠올리게 하는 영롱한 플레이트부터 인상적이죠. 이번 체험 전에 이미 들어본 적이 있긴 해도 진짜 잠깐이라 뭐 느낀게 없었는데 화려한 디자인과 자자한 악명을 통해 소리를 예상해봤어요.
처음부터 앰프 연결 상태로 시작한 발키리, 저음 울림은 잘 모르겠지만 강렬한 저음을 들려주는 느낌이었습니다. 보컬도 가깝고요. 듣다보니까 보컬에서 그동안 들어본 적이 없는 거친 소리가 느껴졌고 백보컬도 강조하는 소리가 너무 강렬했습니다. 단순히 명료하게 들려주는 수준을 넘어선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여기에 시원하게 쭉 뻗는 고음도 있었습니다. 발키리를 이미 후기나 리뷰를 통해 먼저 접했지만 거의 모든 소리를 강조해서 들려주는 것을 직접 느끼는 것은 또 달랐어요. 이곳저곳에서 들려오는 자극적인 소리 덕분에 역대급으로 재미있는 느낌이었고 각각의 소리에 검기(劍氣)가 담긴 것 같다는 생각까지 해봤습니다.
4. ODIN (EMPIRE EARS)
엠파이어 이어폰 체험 마지막을 장식한 것은 역시나 오딘(ODIN)이었습니다. 오딘을 들어본 모든 분들이 극찬을 하기에 저의 기대감 1위 브랜드의 기대감 1위 이어폰이었고 발키리보다도 훨씬 강렬하고 화려한 플레이트 디자인이 참 멋져서 1초라도 빨리 들어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아앗...발키리의 강렬함에 취하면서 예상한 결과이긴 했지만 오딘을 들으면서는 아쉬움을 느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처음에 소리가 왜 이렇게 멀리서부터 들리는 것 같지라는 생각을 했을 정도로 엄청나게 넓은 공간감이나 뛰어난 해상력, 소리의 완벽한 밸런스까지 대단한 것은 충분히 알겠지만 적어도 음린이인 제 기준으로는 감동이 떨어졌어요.
그치만 제가 발키리처럼 자극적인 소리를 좋아해서 그렇지 오딘이 대단하고 또 대단한 이어폰이라는 것에는 완전 공감합니다. 오딘의 어떤 부분이 진짜로 대단한지는 경험을 충분히 쌓은 다음에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 같지만요.
- 엠파이어 이어스(EMPIRE EARS) 이어폰 소감-
기대감 1등 이어폰 오딘에서 감동이 떨어졌던 것이 아쉽고 속상했지만 입문부터 플래그십까지 대단한 소리를 들려준 엠파이어는 분명 이어폰 기준 저의 원탑 브랜드였습니다. 어마어마한 금액대를 형성하고 있는 라인업들이지만 그에 걸맞은 퍼펙트(PERFECT)한 소리를 들려주는 브랜드였거든요. 과연 천조국의 브랜드, 제국의 이어폰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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