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LPL 축제의 장이었던 2020 미드 시즌 컵(MSC) 2일차에 빛난 젠지(Gen.G)와 징동 게이밍(JDG)이 있었습니다. 두 팀 모두 결국 3일차에 패배하면서 B조는 꿀조였느니하는 소리도 나왔지만 2일차에 돋보이는 플레이를 보여준 건 분명 사실입니다. IG 경기가 버린 경기 수준이긴 했어도 분명 재미있었던 2일차입니다.
1일차에 LCK가 모두 탈락했기 때문에 LCK의 희망이 되었던 2일차 대진입니다. 아마도 LPL팬 입장에서는 4중국이 되길 희망하는 날이었겠죠.
2일차에도 롤파크의 행갱좌는 빛났습니다. 전날에는 손을 엄청 떨고 긴장하는 모습이 보였는데 그래도 이날은 말이 약간 꼬이긴 했어도 훨씬 나아졌더라고요. 미모는 언제나 빛났꾸~
2020 MSC 2일차에 출전한 LCK팀은 2번 시드 젠지, 3번 시드 DRX입니다. 결승 이후 한참 기대값이 떡락한 젠지와 불안한 라인을 가졌어도 주목할 수 밖에 없는 DRX였어요.
이어 2020 MSC 2일차의 LPL팀은 1번 시드 징동, 4번 시드 IG였습니다. 가장 최근 우승을 차지한 징동과 최근 폼이 말이 아닌 IG라서 어느 정도 예상이 되긴 했었네요.
1경기 징동 vs 젠지 젠지 승리, 역시 황디디
LCK 결승에서 비디디의 아지르가 아무 것도 못하는 수모를 겪은 적이 있지만 비디디는 1경기부터 자신의 클라스를 아지르로 입증했습니다. 이 장면에서 불안한 점이 분명 있었으나 상대 선수들을 싹 쓸어오던 비디디의 모습이란 크으~
비디디의 아지르가 가장 빛난 경기였지만 오랜만에 등장해서 활약한 라스칼의 카밀이 좋았고 클리드의 킨드레드가 픽부터 느낌이 좋았습니다. 또한, 오랜만에 룰러 클라스를 증명한 장면도 나왔을 정도로 시작이 참 좋았었네요.
2경기 IG vs DRX DRX 승리, 이거시 쵸이
쵸비의 조이는 쵸이로 불릴 정도로 악명이 높은데 그에 걸맞은 플레이를 보여준 2경기였습니다. 상대인 루키 선수도 혼자 분발하고 있었는데 그 대단한 루키가 무너지기 시작한 결정적 장면이었어요.
1경기와 마찬가지로 쵸비를 중심으로 도란의 오공이 활약했고, 데프트와 케리아 모두 잘해줬지만 부정적인 의미에서 IG가 돋보인 경기였습니다. 루키 제외 모든 선수들이 최악이었는데 LPL 플레이오프부터 헤매던 모습 그대로였죠.
3경기 DRX vs 젠지 DRX 승리, DRX의 한타
케리아가 신드라 궁을 흡수하면서 시작한 한타를 승리로 이끈 DRX였습니다. 케넨 궁과 럼블 궁 모두 잘 들어가서 DRX 입장에서는 너무 좋은 결과를 냈는데 잘 큰 그레이브즈도 분명 한몫했어요.
경기 초반에는 라이프의 세트가 활약하면서 젠지가 주도권을 쥐는가 했지만 DRX의 그레이브즈 키우기 전략이 참 좋았습니다. 쵸비가 럼블의 라인클리어를 완벽하게 활용하는 모습이 경기내내 돋보였어요.
4경기 징동 vs IG 징동 승리, LPL 디펜딩 챔피언의 위엄
사실 루키가 상대방을 나름 잘 끌어들이면서 시작한 한타였지만 이미 벌어진 성장차이는 너무 컸습니다. 이전부터 징동이 경기를 가져오고는 있었지만 이 한타가 결정적이었네요. 이때부터 완벽하게 승기를 굳혔어요.
징동은 이번 경기에서 카나비의 니달리 카드를 꺼냈고 자신감 있게 픽한 이유를 증명했습니다. 뤼마오의 세트도 중간중간 빛났고 말이죠. 그리고 이번에도 IG는 루키 혼자라는 느낌이어서 안타깝더라고요.
5경기 IG vs 젠지 젠지 승리, 진정한 야라가스의 힘
전날 등장한 야라가스는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이날 젠지의 야라가스는 충분히 무서운 위력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야라가스 돌진+타릭 무적+아펠리오스 폭딜이 뭉친 이 장면은 진짜로 완벽했어요.
어차피 IG의 승리를 예상한 사람은 아마 없었겠지만 야스오를 원딜이 아닌 미드로 돌린 후 아펠리오스로 딜을 더하고 이렐리아까지 함께한 젠지의 조합이 깊은 인상을 남긴 경기였습니다. 물론 인게임에서 조합의 이유를 확실하게 보여준 젠지가 잘해줬고요.
6경기 DRX vs 징동 징동 승리, 흔들리지 않는 징동
DRX가 바론버프까지 갖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징동은 물러서지 않았고 결국 그게 주효했던 장면입니다. 끝까지 포커싱을 유지하면서 한타를 승리로 이끌었어요.
모든 LCK팬들이 바랐던 DRX 3승 스토리는 끝내 나오지 않았습니다. 분명 처음에 유리했고 바론까지 먹었는데 한타를 너무 압도적으로 패배한게 컸어요. 한타 대신 바론버프를 활용한 라인관리를 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은 있네요.
7경기 젠지 vs DRX 젠지 승리, 아름다운 한타
한타 한방으로 끝난 경기였는데 그만큼 젠지의 각이 예술이었습니다. 그라가스와 녹턴으로 조이를 녹인 다음 칼리스타 운명의 부름->신드라 적군 와해->오른 화염 돌진->룰러 폴짝폴짝의 완벽한 콤보는 그대로 승리까지 이어졌습니다.
한타 한방에 끝난 경기이기는 했지만 젠지가 꺼내든 녹턴픽은 충분히 이유를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한타 전에 조이를 자른게 분명 크긴 컸거든요. 바라지 않았던 재경기였지만 어쨌든 깔끔하게 승리한 젠지가 일단 1위로 4강 진출 성공!
8경기 DRX vs 징동 징동 승리, 줌데카이저 강림
이미 알려진 줌의 모데카이저가 등장할 때부터 뭔가 심상치 않았는데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강림한 줌데카이저는 어마무시했습니다. DRX가 이겼다고 생각한 한타를 지배해버린 줌데카이저란...
경기 초반 DRX가 5대0을 만들어서 승리를 거의 확신한 순간도 있었는데...그 어려운 각을 보고 DRX의 바텀 2명을 잡아낸 후 점점 경기를 자신들의 것으로 가져온 징동의 운영은 대단했습니다. DRX는 결국 마지막 순간에 4강의 끈을 놓쳐버렸고 말이죠.
이렇게 2020 MSC 2일차 경기로 4강 진출에 성공한 것은 1위 젠지와 2위 징동이었습니다. 기대받지 않아야 하는 젠지가 유일한 LCK팀이 되면서 유일한 희망이 되었던 순간이기도 했네요. LCK팬들이 대동단결하여 젠지를 응원하는 모습을 보고 짧았지만 즐거웠...
2일차 종료 후 4강전 대진은 FPX vs 징동, 젠지 vs TES가 되었습니다. 마지막에 챔피언 자리에 오른 것은 탑이스포츠(TES)가 되었고요. 이렇게 LPL팬들 입장에서는 국뽕이, LCK팬들에게는 절망이 드리워진 2020 MSC였습니다. 그 때가 그리운, 흔한 LCK 국제전 엔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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