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열린 2020 Logitech G Rookie Invitational(LRI)이 젠지 아카데미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젠지팬인 저에게 최상의 결과였지만, 이 외에도 공개 스크림 외에는 볼 수 없었던 아카데미 선수들의 활약을 이번 대회를 통해 살펴볼 수 있었던 점과 앞으로 LCK에서 보고 싶은 선수들을 미리 점찍어 볼 수 있었던 것이 좋았네요.
개인적으로 젠지 아카데미의 우승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아카데미팀을 잘은 모르지만 샌드박스가 가장 강한 것으로 알고 있었고, 여기에 젠지가 치킨 셔틀한다는 소식만 들었었거든요. 어쨌든 챔피언 자리에 젠지 로고가 놓인 것을 보니 뿌듯합니다.
2020 LRI 시작은 T1 구단주님과 함께. "안녕 꿈나무 여러분"으로 시작해서 "야 너도 할 수 있어"로 끝맺음하는 환영사 잘 들어보았습니다. ㅋㅋ 인상적인 발연기 오돌오돌 오돌뼈
2020 LRI 해설진은 캐스터 단군, 해설에 울프&장민철(왜냐맨) 조합이었습니다. 단군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울프와 장민철은 둘 다 원래 말을 잘해서 전문 해설진이 아님에도 괜찮더라고요. 단군 양 옆에서 든든함은 덤.
T1이 주최하고 로지텍이 후원한 2020 LRI 대회 개요는 이러했습니다. 미리 알려진바대로 T1, 젠지, 샌드박스, 브리온의 아카데미팀이 참가한 토너먼트 방식의 대회로 우승 상금 300만원, 매치당 MVP 선물이 준비되었어요.
젠지와 브리온의 첫 번째 매치를 준비하면서 코치 인터뷰를 하는데 우승은 당연하다고 이야기한 젠지 김다빈 코치의 자신감이 인상깊었습니다. 젠지가 아카데미 역시 강팀에 속하지만 그래도 밀리지 않을까 걱정했었거든요.
브리온 vs 젠지 1경기 젠지 승리, 이름값 증명한 카리스
젠지 아카데미에서 특히 기대주로 꼽히는게 카리스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경기 초반부터 보여주더라고요. 상대방 타워 근처에서 킬각을 보고 시도해서 성공한 이 장면이 진짜 멋졌습니다.
1경기는 젠지가 유리한 상황에서 몇 번 뇌절하면서 위험하긴 했지만 그래도 승기까지 넘어간 적은 없는 소퍼 경기였습니다. 소퍼도 그렇지만 카리스의 펜타킬각에서 마지막 킬을 안주는 모습까지 누가 아니랄까봐 젠지 LCK 선수들 똑닮입니다. ㅋㅋ
브리온 vs 젠지 2경기 젠지 승리, LCK 리신의 희망
2경기는 윈터가 가장 빛난 선수였지만 그래도 윈터&카리스의 연계 플레이로 상대방 신드라를 완벽하게 잡은 이 장면이 좋았습니다. 리신 용의 분노에 맞춘 오리아나 충격파 연계가 아름다웠던 그 장면.
2경기는 브리온이 킬 스코어를 가져오면서 주도권을 잡았지만 끝까지 지키지 못하면서 역전을 당한 경기였습니다. 망한 리신으로 최다킬을 달성한 윈터는 한 때 챌체정이었음을 증명했고요. 윈터는 훗날 LCK 리신의 희망이 될 수 있을지!
소문으로 들리던 엄청난 플레이를 이번에 직접 보여준 카리스(Karis) 김홍조 선수는 어떤 얼굴일까 궁금했는데 역시 나이에 어울리는 귀염귀염 얼굴이 인터뷰에서 등장하더라고요. MVP를 받은 에포트...아니 카리스의 귀여움은 모두가 인정.
이어서 경기를 앞둔 T1과 샌드박스 코치의 인터뷰도 볼 수 있었는데요, T1 박세호 코치의 유별난 선수 사랑이 느껴져서 보기 좋았습니다. 그 어떤 코치가 자신의 선수들을 좋아하지 않겠느냐마는 말투에서부터 느껴지더라고요.
샌드박스 vs T1 1경기 T1 승리, 저돌적 버돌의 카밀
역시 인상적인 장면이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이즈유미 vs 카밀의 대결이 머리 속에 남은 1경기였습니다. 버돌의 카밀이 마지막에 궁을 안 썼으면 혼자 죽었을텐데 끝내 버텨서 더블 KO, 냥냥펀치가 최후의 승자가 된 이 장면이요.
1경기는 T1이 우세하다가 오공의 사기력으로 샌드박스 약우위, 하지만 후반 한타가 좋았던 T1 승리로 요약해볼 수 있겠습니다. 이즈유미가 충분히 딜을 뿜어낼 수 없도록 한타 때마다 버돌의 카밀이 위협적으로 파고들었고 이 때문에 마무리가 조금씩 부족한 샌드박스였어요.
샌드박스 vs T1 1경기 T1 승리, 이번에도 버돌
2경기에서도 카밀을 고른 버돌의 플레이는 돋보였습니다. 이미 잘 큰 카밀이라 잘 싸우는게 당연하긴 하지만 그 점을 감안하고 봐도 피지컬이 돋보인 장면이었어요.
2경기는 비슷비슷하게 흘러가는 상황에서도 중간중간에 버돌의 카밀이 상대방을 짤라먹거나 과감한 이니시를 걸었던 것이 주효했습니다. 오너 역시도 클리드한테 칭찬받았다는 선수답게 좋았고요.
샌드박스전에서 MVP를 받은 버돌(Burdol) 노태윤 선수 역시 귀염귀염 인상 그대로였습니다. 버돌은 말도 잘하고 자신의 실력에 걸맞은 자신감까지 좋더라고요. 이번에 처음 들어본 아이디지만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합니다.
결승전 역시 젠지 vs T1 매치가 성사된 가운데 진행한 코치 인터뷰, 전 경기에 불만족스러운 젠지 코치와 만족스러운 T1 코치의 대결이기도 했습니다. 여기에서 우승 상금을 받으면 상대팀에게 쏘겠다는 공약의 소고기 매치도 급성사되었어요. ㅋㅋ
젠지 vs T1 1경기 젠지 승리, 윈터 이즈 커밍
규베의 레넥톤이 어그로와 함께 버티면서 설계하고 침착하게 딜을 꽂아 넣으면서 쿼드라킬을 달성한 윈터의 엘리스, 최고의 양념을 친 에스퍼의 라칸까지 모두 좋았던 장면입니다.
1경기는 잘 큰 카리스가 활약할 새도 없이 겨울의 젠지가 도래한 경기였습니다. 큐베를 존경하는 규베도 잘한다는 소리가 절로 나왔지만 윈터의 엘리스가 휘저으면서 '윈터 이즈 커밍'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했어요.
젠지 vs T1 2경기 젠지 승리, 최하급 조이 날다
아마도 버그 때문에 별풍선을 얻지 못한, 울피셜 최하급 조이를 가진 카리스였지만 이와 별개로 활약이 돋보였습니다. 한타에서 대패를 해버린 젠지였지만 상대 엘리스를 노리는 동선 선택과 정확한 컨트롤이 지려버렸고요~
2경기 승자는 결국 전체적으로 좀 더 짜임새를 갖춘 팀이라는 생각이 들게한 젠지였습니다. 그럼에도 T1이 놀라운 팀인 것은 모든 라인 선수들이 LCK로 콜업되어 나간 상태인데도 이 정도의 인재들을 빠르게 갖췄다는 것이고요.
카리스는 이번 대회 4강전 MVP에 이어 결승전 MVP까지 받으면서 자신을 어필하는데 확실하게 성공했습니다. 4경기뿐이지만 보여준 픽도 너무 다양했고 경기력도 좋아서 앞날이 창창해보여요. 이대로 무럭무럭 자라주었으면~
경기 종료 후에는 이렇게 젠지&T1 아카데미 선수들의 회식 장면 사진도 공개됐습니다. 양 팀 모두 앞으로 잘 성장해서 LCK를 이끄는 기둥이 되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2020 LRI는 아직 정제되지 않아 투박한 플레이가 많이 보였지만 평소에 보기 힘든 아카데미 선수들 간의 대결이 펼쳐져서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대회였습니다. 이번 대회 개최를 위해 고생한 T1 및 선수 포함 모든 관계자분들 고생하셨고~앞으로 쭉 이어지면서 LCK와는 또 다른 스토리를 써 내려갈 아카데미 리그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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